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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82년 김지영 -조남주-
    막떠들어(문화) 2018. 8. 21. 17:20



    당시 보험 아줌마, 야쿠르트 아줌마, 화장품 아줌마처럼 '아줌마'라는 이름이 따라 붙는 주부 특화 직종들이 붐이었는데, 대부분 회사에 직접 고용되지 않는 형태라 일터에서 분쟁이 생기거나 다쳐도 혼자 끌어안고 해결한다고들 했다.*'기록되지 않는 노동' 발췌

    -본문에서 인용한 '기록되지 않은 노동'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기록되지 않은 노동이라..


    고객층이 적당히 나뉘었고, 서로의 선을 넘지 않으면서 동네 미용실과 김지영 씨의 어머니가 공존했다.

    :지금 우리 동네는 더이상 다양하게 공존하지 않는다. 오로지 승자독식

    꾸준하게 성실하게 예전과 똑같이 아무 실수 없이, 잘못 없이 사는데도 생활에 위협을 받자 아버지는 크게 당황했고 눈에 띄게 흔들렸다.
    :난 잘못한 게 없는데 결과는 잘못되었다. 


    동전을 넣으면 곧바로 음료가 나오는 자판기식의 성과.
    :조직 구성원=소모품
    4차산업이 일반화되면 더이상 없어질 공식일까?


    김지영씨는 안개가 잔뜩 낀 좁은 골목길에 서 있는 기분이었고, 기업들이 하반기 공채를 시작하자 안개는 빗줄기가 되어 맨살 위로 쏟아져 내렸다. 

    :그 빗줄기 거치고 한줄기 무지개가 나오길 기대한다.


    대표는 업무강도와 특성상 일과 결혼 생활, 특히 육아를 병행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여직원들을 오래갈 동료로 여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회복지에 힘쓸 계획은 없다. 못 버틸 직원이 버틸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보다, 버틸 직원을 더 키우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게 대표의 판단이다. 
    : 출산 육아.. 유럽을 보자. 남과 여가 상대 진영에 서서 물어뜯을게 아니라, 남과 여라는 사람이 조직원이 조직에 정부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여 구조자체를 바꿔야 한다.

    회사는 이익추구가 목표이고 그 목표를 위한 소모품으로 밖에 조직원을 보지 않아서 문제. 


    입사부터 지금까지 남자 동기들의 연봉이 쭉 더 높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이미 그날 용량의 충격과 실망이 모두 소진됐는지 큰 감흥은 없었다. 
    :에너지총량의 법칙

    가정이 있고 부모가 있다는 건, 그런 짓을 용서해 줄 이유가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생각없이 던지는 말들 속에 얼마나 많은 가시가 있는지, 그 가시에 찔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찔리고도 아파하는 걸 용납하지 않고, 그렇게 그렇게 참으면서 무뎌지고. 

    언젠가 여자인 사장과 일한 적이 있었는데 "여자라는 걸 최대한 이용해요" 무기로 삼는 여자도 있다. 


    ---


    책장을 덮으며 펼쳐보는 오래 전 내 기억:
    권위적인 집안이 아니었다. 헐머니와 같이 살면서 시어머니 잔소리와 시중 등 며느리이기도 했던 엄마는 모든걸 감내하셨다(그땐 내 일도 아니고, 신경쓰지 않았지만 지금 새삼 느껴진다. 좀 잘해드릴걸 하는 후회가 있다. 뒤늦게 철이 조금이나마 든다).


    명절이나 제사때 "여자도 절을 해야지" 하면서 며느리, 딸에게도 잔을 올리게 하고 절을 시키던 아버지. 대학생이 된 딸이 늦게 들어오면 아버지는 화를 내셨다. 딸이 아닌 부인에게. "당신이 애 교육을 똑바로 시켜야지" 자식교육의 책임은 부와 모 중 모에 있다 생각하신 아버지. 아들은 외박을 해도 아무 문제 없었다. 딸은 여자니까.. 세상이 얼마나 흉한데.. 일리가 있기도....

    고등학교때 팔뚝을 노골적으로 만지는 선생님도 있었고, 여학생들 앞에서 성적 농담을 던지는 변태라는 별명의 선생님도 있었다. 누구누구는 교무실에서 허벅지를 만졌다더라 등의 소문도 있었지만 내 경험도 아니고 사실 이정도 에피소드는 기억엔 있지만 겪지 말았어야 했을 사건은 없었으니.. 넘어가는 걸로. 

    82년 김지영은 남자친구를 사귀었다 헤어진걸로 "남이 씹다 뱉은 껌" 이란 말을 들었다. 악의를 품었다기 보단 매우 매우 미성숙하고 유치한 남자애들 사이에서의 거침 정도라고 해두자. 

    불타기 시작한 연인 사이가 아닌 이상 그렇게 온 몸을 딱 붙이고 몇십분을 함께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매일 아침 일어나고 있다.  초면이고 다신 안볼 사람들과 만원버스, 전철안에서.  나 또한 노골적으로 신체접촉을 당한 적이 있다. 내 엉덩이를 더듬는 손등을 꽉 꼬집었다. 얼굴은 못봤다. 고개조차 돌릴 수 없는 꽉막힌 만원이었다. 지금 같으면 소리지르고 꼬집은 손등을 절대 놓지 않았을텐데... 20대 였던 나는 괜히 뭔가 창피했다. 버스 옆자리 아저씨가 조는 척 어깨를 기대며 부비적거린 적도 있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여자가 따라주는 술이 맛있지" "남녀 섞어 앉자" "이왕이면 여자가~" 회사 내 사회생활 때보다 회사 밖 사회 생활에서 더 자주 찾는다. 그려려니 했다. 큰 수모만 겪지 않으면 되지뭐~...

    30대 중반을 넘기면서 미혼인 여자인 친구들에게 유부남이 노골적으로 데쉬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알만큼 알면서~"  쌍방이 오케이 하면 이것 또한 노프라블럼.

    결혼을 했다... 현재진행형이므로 이 부분은 시간이 더 흘러 기억해보기로 한다. 
    아뭏든 평범하다고 할까 큰 파장 없이 지내왔고 세대도 다른 나도 82년 김지영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넘기는 페이지마다 공감됐다. 

    82년 김지영:
    82년 김지영의 어머니때부터 .. 그 윗 세대부터...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남자들은 어떨까? 받아들이는게 사뭇 다를까. 82년 김지영의 할머니처럼, 김지영의 동네 정형외과 의사처럼 '뭘 그런걸 갖고 그래?' '그래서 뭐가 문젠데?' 할 사람들이 많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 
    82년 김민수, 김희철 남자들은 어떨까? 알게 모르게 묵살되는 아픔 또한 많으리라. 


    성차별, 페미니즘 이런 프레임으로만 선긋고 생각하지말자. 남과 여, 나 와 타인이 어우러져 가정을 꾸리고 세대를 이어가고 사회 속에서 공존하면서, 관습이라고 일상이라고 당연히 여기던 것들,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아픔이 될 수도 있다는 것. 한번만 배려하고 행동하기. 말이 쉽다. 세상은 바쁘고 나만 힘들고 억울한데..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볼 여유 따위 없다. 이것이 문제로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돌고 돌아 결국 내가 좀 더 살기 편한 세상이 되는 것. 82년 김지영의 아픔은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의 딸이, 당신의 엄마가, 당신의 부인이, 당신의 친구 문제...,당신이 이 사회에 몸담고 있는 한, 당신의, 당신이 속한 사회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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