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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력 우울증 접촉성피부염
    막떠들어(문화) 2017. 3. 2. 01:25

    어느 날 갑자기 귀가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귓볼이 터질 듯이 붓는 경험을 했다. 귀에서 목선을 타고 내려오는 부위에 붉은 반점이 생기더니 가려움이라는 통증까지 동반했다. 긁으면 붉은 반점은 심해지고, 뜨거워지고, 가려움이 악화되었다. 베개대신 아이스팩을 귀에 대고 누워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


    피부과 의사 왈 접촉성 피부염인 거 같으나 원인 불명일명 스트레스로 결론짓는다.누구나 맞출 수 있는, 언제 어디에 갖다 부쳐도 부정할 수 없는 정답이다.


    항히스타민제 연고와 식후 30분 알약을 처방 받으러 약국을 갔다. 약사가 내 얼굴을 보더니 홧병이네요”. 한의학을 전공했다고 본인을 소개하는 약사는, 간이 해독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여 과열된 열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려는 원리로, “스트레스가 쌓여 폭발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약은 증상을 겉에서 완화시킬 뿐, 근본적인 치료는 우선 열 받은 간을 달래주면서 스트레스의, 홧병의 원인을 찾아서 피해야 한단다.



    일단 3일치 약 드릴게요무책임 애매모호 5분도 안 되는 의사의 진단보다, 뭔가 명쾌한 설명을 해주는 약사에게 한 표다. 아무리 의학이 발전해도 조선시대 허준만 못한 양의학인가보다. 적어도 이번엔 그렇다.


    갑자기 귀가 시뻘겋게 달아오르던 어느 날, 그 어느 날의 전날도 그 일주일 전에도 나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힘조차 없었다. 무기력해지니-> 만사가 귀찮아지고-> 할 일을 미루게 되니-> 게을러지고-> 움추려지고-> 현실도피에 이런 내 모습이 보기 싫어져-> 외부와의 연락도 끊고-> 우울해지는 매일 매일이었다.


    비눗방울이 되어버린 마음은 어디에 닿기만 하면 바로 터질 거 같아 조마조마. 현실도피로 눈감고 잠이 잠을 부르며, 침대에서 일어나는 동작 하나 하는 게 산을 타는 것 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그런 매일 매일이었다.


    더 이상은 못 참겠는지, 마음은 몸에 통증이라는 사인을 보내주었다. 덕분에 병원을 찾느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밖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거의 2주만에 느껴보는 바깥공기. 그렇게나마 차린 기운으로 집에 돌아와 청소를 할 수있었다. 청소의 힘을 믿는다. 청소력. 청소를 하자. 그리고 목욕도 하자. 늪에 두발이 온몸이 다 빠지기 전에...


    왜 늪에 빠지게 되었나? 왜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졌나? 내가 처한 상황이 불만족스럽고,  불안해지고, 자신감은 진작에 없어지고 자존감마저 무너지고 그래도  참고 참고.... 내자신을 모른척하고 외면하다가 어느 순간 자포자기해진 것 아닌가 싶다. 

    마무리를 짓고 싶지만 모르겠다. 어떡하면 늪에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어떡하면 늪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지... 무기력극복하는 방법을 검색해보았다. 1.자기인식 2. 현실적인 목표설정 3.~ 4.~깔끔 명료하게 정돈된 단어들만 나열되어있다. 모르겠다.



    임경선의 "자유로울 것" 초판1쇄가 1월30일인데 초판 9쇄 발행 3월14일이다. 1쇄에 보통 몇 권을 찍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일단 반응좋은 것 아닌가? 아시는분 알려주세요. 애니웨이~!

    며칠전 읽은 책에서 한 구절이 생각난다. 양분법 선택으로 할 수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가 하는 이야기에서 재능, 능력, 운에 관련된 테마에 인용된 문구가 생각난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데서 생존은 시작된다  
    파이이야기 얀마텔


    불만, 불만족, 현실도피, 게으름, 무기력과 직접 상관은 없을지 모르겠으나, 지금 나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 노력하면서 늪에서 조금씩 빠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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